지구 창조 후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체결된 최초의 언약이 아담 언약이다. 이 언약은 아담이 온 인류를 대표하여 맺어진 것이기 때문에 그에게 일어났던 모든 일과 언약의 효력 및 결과가 후대의 모든 인간의 삶에 영향을 주었다. 아담 언약이 지향하는 최종 목표는 여자의 후손(씨)이고 그를 통해 구속의 약속이 완성된다.
아담 언약도 다른 언약과 마찬가지로 하나님 언약의 기본적인 요소들이 있고 구조가 삼중적이다. 첫째, 하나님이 명령하시고 허락하신다(창 2:15, 16). 둘째, 아담의 의무는 순종이다(창 2:17). 셋째, 하나님께서 구원의 계획을 약속하신다(창 3:15).
1. 허락과 명령
하나님께서는 아담에게 다가오셔서 명령하시고 허락하셨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아담에게 에덴동산을 다스리며 지키게 명령하시고, “그 사람에게 명하여 이르시되 동산 각종 나무의 열매는 네가 임의로 먹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 하시니라”(창 2:16, 17). 모든 나무의 열매에는 계속 먹으면 영생하는 생명 나무의 열매도 포함한다(창 2:9; 3:3, 22). 그리고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는 명령이 주어졌다. 아담은 이 금령에 만일 불순종하면 반드시 죽음이 따를 것이라 하였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아담과 맺은 삶과 죽음이 걸려 있는 엄중한 “생명의 언약”이었다. 에덴에서 처음으로 아담과 더불어 맺어진 이 언약은 영원히 살 수 있는 비결을 선물로 주신 하나님의 은혜의 언약이었다. 비록 본문에 언약이라는 단어를 직접 사용하지 않았을지라도 호세아 선지자는 정확하게 언약이라 표현하여 “저희는 아담처럼 언약을 어기고”(호 6:7)라고 했다.
하나님께서 아담 부부에게 순종을 강제하시는 것은 아니었다. 자유 선택의 의지를 주시고 생명과를 먹고 영원히 살든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를 따 먹고 죽든지 선택하도록 하셨다. 이것을 그들의 충성과 순종을 시험하는 근거로 삼으셨다. 이 단순한 금령에 대한 순종 여부에 따라 아담과 그의 후손의 미래가 달려 있었다. 아담은 이 언약에서 그의 모든 후손을 대표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롬 5:12). 아담의 의무는 이 언약 조건에 순종함으로 그와 그의 후손들이 영원한 삶을 누리게 하는 것이었다.
주목할 것은 아담이 이 금령을 받았던 시점이 그가 아직 타락하기 전이였다는 점이다. 아담과 하와는 창조함을 받았을 때 하나님의 법이 이미 그의 마음과 양심에 새겨져 율법의 요구가 순종인 것을 알았을 것이다. 즉, 그들은 새 언약의 영향 아래 있었다. “도덕적인 존재로서 사람은 하나님의 법을 그의 양심에 기록하였다”(SDABC 창 2:17 주석).
2. 불순종을 선택함
하와는 사탄의 꾀임을 받아 죄를 범했으나 아담은 사탄의 꾀임을 받지 않았다. 아담에게 준 금령은 그가 능히 감당할 만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고전 10:13) 그는 불행하게도 고의로 불순종하기로 선택하여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를 먹음으로 하나님의 언약을 위반하였다(창 3:6). 그 결과 아담과 더불어 그의 모든 후손에게 불행이 닥쳐와 모두 다 죄의 저주 아래 놓이게 되었고 죽음이 시작됐다.
3. 원래 언약의 계시
아담 부부가 하나님의 언약을 어겼을 때 그분과의 관계가 파괴되었다. 하나님과 대면하여 교제하던 아담은 그만 죄책감으로 두려워 떨면서 그분의 임재로부터 소외되어 달아나 숲속에 숨었다(창 3:8-10). 하나님께서 아담을 살리시기 위해 죄를 범하고 숨은 부부에게 다가가셔서(창 3:9) 창조 전에 미리 마련하신 원래 언약의 원칙을 계시하시면서 소망을 담은 약속의 말씀을 주셨다. “내가 너로 여자와 원수가 되게 하고 너의 후손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리니 여자의 후손은 네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요 너는 그의 발꿈치를 상하게 할 것이니라”(창 3:15).
이것이 아담 언약의 마지막 단계의 핵심이다. 신학자들은 이것을 최초로 제시된 원 복음(Protevangelium)이라고 부른다. 하나님께서 아담에게 긍휼을 베푸시고 언약의 구세주를 통해 인류를 구속하시겠다는 일방적 통고이자 약속이었다. 인류 구속의 복음이 담긴 아담 언약은 창조 전에 하늘 평화의 의논에서 미리 마련한 원래 언약을 계시한 은혜의 언약이었다. 이 언약은 아담의 범죄 결과로 맞이한 죽음을 극복하는 방편이다. 뱀(사탄)과 여자가 적개심(enmity)을 가지고 원수가 되어 사탄의 후손과 여자의 후손 사이에 분노와 증오의 갈등이 영속되지만 궁극적으로 여자의 후손이 승리할 것을 언급하고 있다. 이것을 선악의 대쟁투라 한다.
여자는 일차적으로 하와이지만, 예언적 여자는 교회를 표상한다(계 12:17). 사탄의 후손은 그의 추종자들(요 8:44; 행 13:10; 요일 3:10)이고 여자의 후손(단수)은 남자의 도움 없이 여자에게서 태어날(사 7:14 마 1:16 갈 4:4-5)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킨다(갈 3:16). 사탄이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박아 죽이는 사건으로 그의 발꿈치를 상하게 할 때 그리스도께서는 오히려 사탄의 머리에 치명상을 입혀 멸망시키고 승리할 것을 약속한 것이다. “비록 예언된 적의가 여자의 후손과 뱀의 후손 사이에 있게 될지라도, 분쇄되어야 할 것은 뱀의 머리요 그의 후손이 아님을 주목하는 것이 중요하다”(SDABC 창 3:15 주석). 따라서 아담 언약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대쟁투에서 승리하여 에덴을 다시 회복시켜 주실 언약의 구주이심을 나타내기에 놀라운 은혜의 복음이다.
4. 언약의 번제
이때 하나님께서 속량을 가르치기 위해 그리스도의 속죄를 표상하는 제사 제도를 제정하시고, 아담 부부에게 처음으로 언약의 번제(proto-sacrifice)를 드리게 하셨다(창 3:21). 그리고 성소 제도를 후속 조치로 주셨다(창 3:24). 에덴동산 동편에 그룹들과 두루 도는 검을 두신 것은 성소 역할을 예시하는 원초적 성소(proto-sanctuary)였다. 모든 제사의 희생 제물은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을 상징한다(요 1:29). 아담이 직접 무죄한 동물을 죽임으로 오실 메시아가 자신의 죄를 속하기 위해 생명의 피를 흘리며 죽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얼마나 마음이 아팠겠는가! 만일 그가 죄를 범하지 않았더라면, 희생 제물을 드리는 제사 의식이 필요 없었을 것이며, 고통스러운 짐승의 죽음이나 구주의 필요도 없었을 것을 깨닫고 죄의 무서움에 떨었을 것이다. 그가 향년 930세를 사는 동안 첫 범죄한 것과 그 결과 가인에 의한 아벨의 살인 현장을 목격한 것은 아마 그의 가슴에 대못이 박힌 것처럼 남아, 생각날 때마다 평생토록 괴롬과 고통이 되었을 것이다. 그처럼 죄의 결과는 잔혹하다.
5. 언약의 표징
아담 부부는 죄를 범한 후 벌거벗었음을 가리기 위해 무화과나무 잎으로 치마를 만들어 입었다(창 3:7). 하나님께서 긍휼히 여기셔서 임시적인 나뭇잎 옷을 벗기시고 벗음의 수치를 가려 주시려고 “여호와 하나님이 아담과 그의 아내를 위하여 가죽옷을 지어 입히시니라”(창 3:21). 하나님께서 친히 만들어 입혀 주신 가죽옷은 아담 언약의 표징이다. 물론 생명나무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는 아담 언약의 상징물이었지만 용서의 상징은 가죽옷이었다.
가죽옷은 죄가 초래한 기후 변화에 대처하여 더위와 추위를 막아줄 내구력 있는 보호막 의복이었다. 쉽게 썩을 나뭇잎 같은 인간의 의 대신에 가죽옷 같은 하나님의 의를 입혀 주심으로 의인으로 간주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가죽옷은 대속의 제물로서 어린양 그리스도의 필요성을 가르쳐 주었다(요 1:29). “가죽옷은 그들이 잃어버린 순결함과 죄의 삯인 사망과 그분 자신의 대속적인 죽음을 통해 세상의 죄를 없이 할 하나님의 약속된 어린양을 항상 상기시켜 줄 것이었다”(SDABC 창 3:21 주석).
6. 영원한 은혜의 언약
죄로 인해 끊어진 하나님과의 관계는 항상 영원한 언약을 통해 회복된다. 따라서 아담 언약에 담긴 하나님의 약속은 세세토록 효험이 있는 영원한 언약이다. 아담과의 언약에서 구속에 대한 첫 통고가 주어졌던 때로부터 하나님의 약속은 계속 존재했고 표상을 통해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지금도 아담의 언약은 파기되지 않고 유효하다. 이 언약은 모든 시대의 사람들에게 동일하게 효력이 적용된다. 그 언약의 약속이었던 원 복음(창 3:15)을 통해 아담에게 베푸신 하나님의 긍휼과 은혜로운 자비가 인류 구속에 영원토록 효력을 발휘할 것이다. 비록 아담의 범죄는 야속하지만, 아담 언약은 결국 패배가 아니라 승리의 언약이다. 이 언약은 모든 사람에게 그리스도를 통한 용서와 구원을 제공하고 그분을 신뢰하는 믿음을 통하여 순종할 수 있도록 돕는 하나님의 은혜를 제공하였다. 따라서 아담 언약을 “은혜의 언약”(covenant of grace)이라 정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