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605년 유다 민족이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간 후 약 7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사이에 바벨론은 페르시아에게 정복당했고 유다인들은 페르시아의 지배하에 있었다. 페르시아의 유력한 왕 고레스의 배려로 시작된 유다인의 귀환은 아닥사스다 왕의 3차 귀환 명령으로 완성되어 예루살렘 성은 중건되었고 유다 나라의 주권도 회복되었다. 

아브라함의 부르심 이후로부터 메시아가 출생할 혈통으로 예언되어 있는 유다 민족은, 그들을 멸절시킴으로 메시아의 출생을 막아보려는 사탄의 집요한 노력 때문에 주변 나라들로부터 무수하게 많은 공격을 받아 왔다. 페르시아에서는 유다인을 경멸했던 궁내 대신 하만의 간계 때문에, 하마터면 유대 민족 전체가 몰살을 당할 뻔 했던 위험천만한 시기도 있었다. “하루 동안에 모든 유다인을 노소나 어린 아이나 부녀를 무론하고 죽이고 도륙하고 진멸하고 또 그 재산을 탈취하라”( 3:13,14)는 명령이 이미 내려진 상태였으나, 에스더의 지혜와 용기와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극적인 구원의 경험을 하기도 하였다. 

페르시아를 정복한 알렉산더가 죽은 이후 분열된 헬라 제국 시대에는 이스라엘의 북쪽에 위치한 셀류커스 왕국과 남방의 프톨레미 왕국 사이에서 일어나는 전쟁 때문에 끔찍한 고난의 세월을 보냈다. 특히 북방 왕국의 안티오커스 4세인 에피파네스는 유다 나라의 종교와 문화를 말살시키기 위하여 이루 말할 수 없는 핍박을 가하였다. 유다인의 안식일 준수와 절기와 축제들, 제사, 할례 의식 등을 금지시켰고, 율법서를 불태우고 돼지고기를 제단에 올려놓고 제사를 드리는 등 잔인한 핍박을 일삼았다. 헬라 제국를 정복한 로마 제국의 치하에서도 여전히 유다 민족들은 처절한 고난의 세월을 보내며 아무런 미래 희망이 없는 상황에서, 오로지 구약에 예언된 메시아가 속히 나타나서 그들을 구출하여 새로운 세상이 도래하기를 막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말라기 선지자 이후 약 400년 이상 선지자의 음성도 들리지 않았기에 유대 민족은 저들의 허전하고 갈급한 마음을 만족시켜 줄 수 있는 새로운 종교를 기대하고 있었다. 

이와 같은 시기에 인간의 구속(救贖)의 역사를 주도하시는 하나님께서는 창세기 3 15절에 예언된여자의 후손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보내실 준비를 하고 계셨다. 로마 제국의 넓은 영토 안에 있는 대부분의 나라들이 한 가지 언어로 소통할 수 있었고, 로마가 건설한 도로망은 전 제국을 거미줄처럼 연결하고 있어서 예수의 복음을 신속히 세계 각처에 전파하기에 매우 적절한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메시야가 오실 수 있는 최적의 시간이 된 것이다. 

 

왕의 길을 예비한 침례 요한의 사명

예수님께서는 비록 인간의 형체를 가지고 이 땅에 출생하실 것이었지만 그분은 만왕의 왕이시다. 그 당시에는 왕이 어떤 지역에 행차하게 되면 선발대가 미리 가서 왕이 지나가는 길을 평탄하게 하고 왕의 행로가 안전하게 되도록 준비하는 것이 관례였다. 따라서 왕이신 예수께서 이 세상에 오셔서 그의 사역을 시작하기 전에 그 길을 미리 준비하는 단계가 필요하였고, 그 사명을 가지고 태어난 인물이 바로 침례 요한이었다. 예수님보다 약 6개월 정도 먼저 태어난 요한의 출생도 예수의 출생처럼 예언되어 있었다. 제사장이었던 그의 아버지 사가랴가 성전 봉사를 하던 중에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경험하게 되었고 천사가 요한의 출생을 예고하였다. 그 아내 엘리사벳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인데저가 또 엘리야의 심령과 능력으로 주 앞에 앞서 가서주를 위하여 세운 백성을 예비”( 1:17)할 것이라고 전하였다. 

그는 특별한 사명을 가진 구별된 아이였기 때문에 포도주나 소주를 마시지 말아야 했다. 그는 제사장의 아들로서 랍비의 교육을 받는 것이 마땅했으나, 인간이 만들어 낸 세속의 교육을 받지 않고 광야의 외진 곳에서 천연계의 사물을 통하여 창조주 하나님과 교제하면서 그분의 뜻을 깨달아 순종하는 것이 그가 받아야 할 교육이었다. 먹는 음식도 극히 절제된 것이었고 몸과 마음을 순결하고 단순하게 가꾸어 성령의 능력이 역사하시는 정결한 통로로서 준비되어야 하였다. 인간의 때가 묻지 아니한 이러한 교육 과정을 통해서 성장한 그가, 30세가 되어 그 사명을 실현하기 위하여 대중 앞에 나타났을 때 보통 사람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위엄 있는 외모와 거룩한 능력이 살아 움직이는 것을 사람들이 목도하게 되었다.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는 감히 저항하거나 부인할 수 없는 권위가 있었다. 그동안 대중 앞에서 설교하던 제사장이나 학생들을 가르치던 랍비들과는 차별된 위엄과 군중들을 압도하는 힘이 있었다.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왔느니라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 3:2). 유대 광야로부터 혜성같이 나타난 침례 요한이 전하는 메시지의 핵심은 바로 이것이었다. 청중들은 요한의 말을 들으면서 새롭고도 이상한 능력을 감지하였다. 그의 메시지는 상당히 가혹하고 직설적이었지만 희망이 가득 찬 음성이었다. 그는 국가적인 부패를 지적하고 위선적인 지도자들을 향하여 날카로운 견책을 하였고, 당시에 만연한 죄악들에 대하여 가차 없이 질책하면서 회개할 것을 촉구하였다. 귀족들을 포함하여 세리들, 농부들, 군인들, 심지어는 랍비들과 제사장들까지도 그의 메시지를 듣기 위하여 몰려들었고, 많은 사람들이 회개하면서 침례(이 당시에는 세례가 없었음)를 받았다. 

외적인 경건의 모습을 자랑하고 외식을 추구하면서 백성들에게 강요된 존경을 받고 싶어 하던 유대 지도자들의 마음에 숨겨져 있던 은밀한 죄악들이 드러났다. 그들은 백성들에게 존경과 신뢰를 받는 이 젊은 선생에게 동조함으로 저들의 영향력도 확대해 보고 싶은 마음이 발동하여 침례 받기를 청하였다. 

요한은 성령이 충만하여, 그들이 참된 회개를 하지 않고 소위 포퓰리즘(Populism)에 영합하고자 하는 그 기회주의자들의 마음의 동기를 꿰뚫어 보면서 신랄하게 견책하였다. “독사의 자식들아 누가 너희를 가르쳐 장차 을 진노를 피하라 하더냐 그러므로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고 속으로 아브라함이 우리 조상이라 말하지 말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하나님이 능히 이 돌들로도 아브라함의 자손이 되게 하시리라.”( 3:7~9). 

침례 요한이 가까이 왔다고 외친 그천국은 예수 그리스도의 출현을 예고하는 기별이었다. 예수님을천국이라고 한 이유가 무엇일까? 예수님을 영접한 마음이 천국, 은혜의 왕국이 된다는 것이다. 그 순결하고 거룩하신 예수님을 맞이하려면 마음이 청결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숨겨진 죄들을 회개하라고 외친 것이었다. 가난하고 겸손한 마음을 갖지 않으면 예수를 영접할 수 없기 때문에, 나중에 예수께서도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 5:3)라고 말씀하셨고,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을 볼 것임이”( 5:8)라고 하셨던 것이다. 

오늘날 교회 지도자들을 포함하여 예수를 믿는다고 공언하는 사람들의 마음 상태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과연 정결한가? 과연 가난하고 겸손한가? 과연 날마다 죄를 씻고 살면서 죄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는가?

 

침례 요한이 주는 현대적 교훈

예수님께서 이 땅에 초림하신 것은은혜의 왕국이 임한 것이었다. 겸비한 심령으로 그분을 영접하는 마음이 천국을 이루는 것이다. 요한의 사명은 예수님을 영접할 수 있도록 사람들의 마음을 준비시키는 것이었다. 이미(already) 도래한은혜의 왕국에 동참한 자들의 그 다음 희망은 장차 올(not yet) ‘영광의 왕국에 들어가는 것이다. 말라기 선지자는여호와의 크고 두려운 날이 이르기 전에” “선지 엘리야”( 4:5)가 출현할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는데 그가 바로 요한이었고, 예수님도만일 너희가 즐겨 받을진대 오리라 한 엘리야가 곧 이 사람이니라”( 11:14)는 말씀으로 그 사실을 인정하셨다. 

이제 또 한 번여호와의 크고 두려운 날이 올 것인데 그것이 바로영광의 왕국의 왕으로 임하실 예수님의 재림이다. 예수님의 재림 전, 백성들이 재림을 맞이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시기가 바로 지금이다. 이 시대에 침례 요한과 동일한 심령과 사명으로 사람들을 깨우치는 현대의 엘리야가 필요하다. 그들은 요한과 같은 자질과 성품을 가지고 죄를 죄라고 지적할 수 있는 용기와 영성이 있어야 한다. 견책과 함께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위엄 있고 권세 있는 음성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요한처럼, 세속과 격리되어 철저하게 절제하며 하나님의 뜻을 따라 순종하는 삶을 통해서 다져지고 고착된 확고부동한 믿음과 경건한 삶의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아마 오늘날에도 어디에선가 침례 요한의 정신을 품고 마지막 시대에 백성들을 일깨우기 위하여 준비된 개혁자들이 있을 것이고 그들이 나타날 것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