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파병 과정에서 논란이 된 “666”

2001년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테러 이후, 미국은 알카에다를 소탕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을 수행하였습니다. 미국은 동맹국들에게 파병을 요청했고, 우리나라에서도 논란 끝에 파병을 결정하였습니다. 파병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국방부에서는 파병부대 편성안을 발표했는데, 공병부대 566, 의료지원단 100명으로 총 666명을 파견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러자 한 네티즌이 국방부 홈페이지 게시판에요한계시록에서 종말시 나타나는 악의 우두머리 숫자가 666”이라고 지적하며, “왜 하필이면 666명으로 정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재조정을 촉구했습니다. 다른 네티즌은 “666은 서양에서는 거의 금기시하는 숫자라며이라크 전쟁이 종교전쟁이라는 지적도 있는 만큼 사소한 문제에도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습니다. 논란이 증폭되자 국방부는 공병부대에 샘 파는 기술을 가진 병사 7명을 추가해, 파병 인원이 666명에서 673명으로 수정되어악마의 숫자논란은 해프닝으로 끝났습니다(연합뉴스, 2003.4.3.에서 발췌).

 

666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666에 대해서는 한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개봉된오멘(The OMEN)”이라는 영화나 일본의 카시모토 세이시가 제작한 “666 사탄이라는 만화 등 수많은 작품에서 666이 소재로 사용되었습니다.

666에 대해 널리 알려진 해석 중 하나는네로 황제”(Nero Caesar, 54~68 AD)입니다. 이러한 해석은 옛 이스라엘의 전통적 수비학(祕學, numerology) 중 하나인 게마트리아(gematria, 헬라어 게오메트리아에서 파생된 단어로숫자를 조작한다는 의미)를 이용한 것입니다. 히브리어나 헬라어, 그리고 라틴어의 알파벳들은 각자 숫자를 가지고 있는데, 특정 단어의 숫자의 합계는 상징적이거나 신비로운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기독교 초기에 리옹의 이레내우스(Irenaeus of Lyons, c. 130~202 AD) 네로의 이름에 있는 그리스 문자의 숫자 값을 게마트리아에 따라 합하면 666 된다고 하였습니다.

그후 1841년 독일 신학자 베너리(Ferdinand Benary) 교수가 베를린대학 강좌에서 역시 같은 방법으로 666네로에게 적용하고, 네로가 기독교를 박해한 역사적 증거들을 제시하면서 당시 사도 요한은 네로를 잘 알고 있었을 것이며, 폭군이자 기독교 박해자인 그를 666이라는 상징적 숫자로 표현했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베너리의 해석은 계시록을 헬라어로 기록한 요한이, 짐승의 표를 기록할 때 새삼스럽게 다른 언어를 의중에 두고 표기했을까 하는 의문이 남습니다.

이 밖에도 같은 방식의 게마트리아를 이용해, 칼리굴라나 도미티아누스 등 로마 황제들, 이슬람의 창시자 마호메트나 나폴레옹, 히틀러 등에 적용하기도 합니다, 종교개혁 시기에는 마르틴 루터와 교황이 서로를 666이라고 주장했고, 종교개혁자 존 낙스(John Knox)의 이름의 합이 111인데, 여기에 6을 곱하면 666이 된다는 어이없는 주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도 미국의 부시 대통령(Geoge Walker Bush Jr),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의 이름도 게마트리아로 계산하면 666이 된다고 합니다. 또한 인터넷 주소에 붙는월드 와이드 웹(world wide web)”을 의미하는 “www” W(V)가 여섯 번째 히브리어 문자이기 때문에 666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러나 www 6+6+6이기 때문에 666이 아니라 18입니다.

또한 개신교계에서는 교황의 명칭 중의 하나인비카리우스 필리 데이(Vicarius Filii Dei, 하나님의 아들의 대리자)”의 합이 666이라는 견해가 오랫동안 받아들여져 왔습니다. 이 견해는 1512년에 독일의 언어학자인 안드레아스 헬비히(Andreas Helwig, 1572~1643) 교수에 의해 처음 제안되었으며, 일부 후기 개신교 학자들은 이 명칭이 로마 교황의 공식 직함이며, 교황의 3중관(三重冠, Tiara)에 기록되어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가톨릭 변증학자인 패트릭 마드리드(Patrick Madrid) 1998 3/4월호 ENVOY MAGAZINE의 표지 기사에서 비카리우스 필리 데이가 교황의 공식 명칭이 아니라고 반박했으며, 여러 공식 혹은 비공식 조사에 의해 교황의 3중관에 비카리우스 필리 데이가 기록되어 있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비카리우스 필리 데이(하나님의 아들의 대리자)라는 말이 삼층관에 기록이 되었든지 안되었든지 상관없이 그 명칭은 교황의 공식 명칭 중의 하나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그 이름의 수가 666이라고 한 것을 교황권에 적용하는 것도 여러가지 해석 중의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어쨌든 666을 어떻게 해석하여 적용하든지 간에 그것이 교황권을 가리키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 밖에도 우리나라에서는 666 1970년대는 주민등록증, 1990년대는 바코드, 2010년대 이후로는 베리칩과 QR 코드, 2020년 이후에는 코로나19 백신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하팍스 레고메논(hapax Legomenon)

하팍스 레고메논은 그리스어를 라틴어로 음역한 것으로한 번 말함”(單發語)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언어학 및 문학 분석에서 주어진 문맥이나 문헌에 한 번만 나타나는 용어나 단어를 의미합니다. 하팍스 레고메논은 비교하거나 이를 보충해 줄 수 있는 구절이 없기 때문에 해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요한계시록 13장의 “666”에 대한 여러 해석들이 난무하는 것은, 이것이 하팍스 레고메논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혼란은 요한계시록 13장 전체 문맥이나 해석을 고려하지 않고, 666만 따로 떼어 적용하기 때문입니다.

사도 베드로는또 그 모든 편지에도 이런 일에 관하여 말하였으되 그 중에 알기 어려운 것이 더러 있으니 무식한 자들과 굳세지 못한 자들이 다른 성경과 같이 그것도 억지로 풀다가 스스로 멸망에 이르느니라”(벧후 3:16)고 경고하였습니다.

성경을 억지로 푸는 것은 그냥 놓아두는 것보다 위험합니다. 잘못된 지식은 멸망으로 인도하기 때문입니다. 666의 정체를 올바르게 그리고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먼저 요한계시록 13장 전체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맥락과 틀 안에서 666의 의미를 찾는다면, 충분히 해석이 가능하며, 정확한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제 666의 의미를 찾아 요한계시록 13장 전체를 살펴보는 대장정을 시작하겠습니다. 다소 복잡하고 어려워 보이지만 베뢰아인들처럼이것이 그런한가 하여 날마다 성경을 상고”( 17:11)하는 마음으로 이 여행에 참여하시기를 바랍니다.